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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았다.
매년 2-3개 씩은 받는데, 한번도 사용은 해본적이 없다. 의미 없이 그냥 장식용이였지.
이번에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해내는데 다이어리를 써보고자 한다.
 
올해의 목표는 "젓가락질 고치기", "운전면허 따기" 였다.
두개 중 "젓가락질 고치기" 는 성공했다. 운전면허 따기는 아직이다. 12월에 여유가 있다면 12월 중에 딸 예정이다.
이륜차 면허를 가지고 있어 필기 시험은 칠 필요가 없는 관계로, 이틀 정도 시간을 낸다면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능이 끝났으므로, 시험 예약이 가능할지는?.. 아마 예상컨데 어렵지 않을까. 그럼 내년 목표로 넘기는것도 좋겠지.
 
아무튼, 새해 예정인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면허 - 올해 면허를 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내년 목표로 한다.
2. 운동 - 여러가지 이유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이유는 차치하고, 유년기에는 축구나 농구에 열심이라 하루종일 몸을 쓰는 것에 익숙했어서 또래 중 손꼽히게 민첩하고 체력도 좋았다. 종종 출근 시간에 늦어지거나, 가볍게 달릴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육체적으로 많이 나약해져있는 것을 느낀다. 결국에는 체력이 좋아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법이다. 이제 건강이 중요한 나이라는건가. 아저씨 포인트로 느낄만한 생각이 하나씩 생기고 있다.
아무쪼록 요즘에는 종종 달리기를 한다. 퇴근 시간에 짐을 가볍게 가져가고, 한 정거장 일찍 내려서 집 근처 코스를 한번 달리고 들어온다. 상쾌하다. 꽤나 우울한 요즈음이였는데, 이렇게 달리기를 하고 난 뒤에는 아무쪼록 무슨 일이든 상관 없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3. 수영 - 수영도 운동인데, 무엇이 다른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막연한 컴플렉스라고 하자.
4. 외모 관리 - 이제는 관리하지 않으면 꼴보기 싫어지는 나이다. 물론 이것도 막연한 컴플렉스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다.
5. 일기 - 학창시절, 꾸준히 일기를 쓰던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 대학을 가고 난 뒤로 학업과 생업으로 인해(핑계일 수 있다.) 잃어 버린 습관이다. 아쉬운 것은 일전에 일기를 모두 버린 적이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과거의 나는 과거의 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연습은 일기를 다시 쓰는 것이겠지.
6. 금주 - 여러가지 이유로, 최근 8, 9월간 음주가 잦았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맥주를 한캔에서 네캔 정도. 그러다가 집근처 순대국집 가서 소주 한병까지 마시는 등의 과음을 할때도 있었다. 지출도 많았을 뿐더러, 휴가도 자주 쓰게 되고. 건강에도 몹시 해롭다는걸 깨달았다. 두달쯤 그러니 손이 떨리는 현상이 있었다. 아차 싶었다. 술은 인생을 망가 뜨릴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현재까지는 가끔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론 그때도 두잔 이상은 마시지 않으려 한다.) 술을 마시지 않으려 한다.
7. 금연 - 처음 담배를 핀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이러니 하지만, 이제는 끊을 때가 되었다. 최근 몇년간은 담배를 많이 줄였었는데, 최근들어 다시 피는 양이 늘게 되었다. 성과 협상 마지막에 금연을 이야기 하고 (금연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연초에 했었다.), 담배를 끊는게 좋을 듯 하다. 내 흡연의 역사도 수미상관 이제야 완전한 금연을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것도 아이러니.
8. 말조심 하기 - 얼마 전 KH와 함께, 미디어아트 전시를 했다. 개인적으로는 작업에 많이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Technical Director라는 거창한 직함을 주어 고마웠다. 이 와중에 YH가 전시를 보러 와줬는데, 내가 말을 못되게 했다. 끝나고 전화를 안 받길래 무슨일인가 했는데, 기분이 몹시 상했었다고 했다. YH는 그 자리에서는 몹시 화를 냈고, 나는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고등학생 때처럼 서로 막역한 사이라고,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어른스럽게 이야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반성했다. 어른스럽게 잘 화해했다..? 고 생각한다.
9. 일어 공부 - 군생활 내내 JM씨 영향으로, 일어 공부를 엄청했었다. 민나노 일본어 중급까지 했었는데, 지금 다시 봐도 기억이 꽤 남아있다. 이대로 잊기에는 그 시절의 노력이 아깝고 밤잠 줄여가며 공부한 스스로에게 많이 미안하다. 최근에 대학 친구 JH와 가진 술자리에서 일본 유학생 친구 둘을 만나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내가 회화를 잘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으레 타국인에게 하는 말이겠지만, 공부를 많이 한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어를 할 줄 안다는 점,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다는 면에서, 그런 점이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10. 독서 -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을 중요케 생각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는 습관이 없었는데, 요 몇 년간. 의미없이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좋지 않은 습관이 들었다. 그런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려 한다. 커피 대신 홍차를 즐기던 때에는 책을 많이 읽었다. 요즈음 친해진 YB에게 독서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독서 모임에서 나온 책에 대한 이야기. 수 많은 책들이 있는데, 그 모임에서 큐레이팅된 무언가(책 뿐만 아니라 다양하다. 물론 그 중 다수는 세계문학전집이지만)의 컨텐츠에 시간을 보내 보니 좋다.  최근에는 소개 받아 청담에 있는 "소전서림"이라는 회원제 도서관에 방문해봤는데, 마음에 들었다. 좋아하는 장소가 될 것 같다. 조율되지 않은 악기같은 상태인 요즈음, 새해에는 책을 읽으며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조율해 나가기를.
24년 연말에 이 모든걸 잘 지켜서 뿌듯하게 돌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어떤 길이든 이정표가 없으면 가기 힘들기 마련이다.
행복한 일이 가득한 2024년을 위해.